720억은 전환사채 평가손…컴퓨트 약정 최대 7500억
앤트로픽이 상반기 807억 달러 순손실을 냈고 720억이 회계 평가손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한 기업공개(IPO) 증권신고서 초안에 따르면, 손실의 대부분은 전환사채 등 자금조달 상품의 공정가치를 다시 매긴 회계 비용이다. 같은 초안은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내야 하는 클라우드·칩 약정이 최대 7500억 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고 적었고, 상반기 매출의 약 5분의 1이 고객 두 곳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순손실 대부분을 평가손이 메워
초안 기준 앤트로픽은 6월 30일로 끝난 상반기에 순손실 807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순손실은 130억 달러였다.
이 중 720억 달러는 전환사채와 유사 상품의 가치 변동에 묶인 회계 비용이다. 회사 가치가 오르면 나중에 주식으로 바뀔 수 있는 채무의 공정가치도 함께 올라 장부상 손실로 잡힌다. 현금이 그 액수만큼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회계 비용을 빼면 상반기 순손실은 약 87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든다.
로이터는 같은 날 이 수치를 받아 전했다. 인공지능 기업들이 칩과 데이터센터에 돈을 쏟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재무를 더 세게 들여다보는 시점에 초안이 나왔다고 적었다.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약 6배 크다.
상반기 매출이 소수 고객에 쏠려
같은 기간 매출은 1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11억 달러에서 늘었다. 상반기 컴퓨팅·인프라 지출은 약 90억 달러다. 전년 동기 23억 달러, 2025년 한 해 73억 달러를 반 년 만에 넘어섰다.
매출의 약 5분의 1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고객 두 곳에서 나왔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0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초안은 당분간도 소수 고객 의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적었다.
매출의 상당 부분이 당분간 제한된 수의 고객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 앤트로픽 증권신고서 초안, 월스트리트저널 10월 20일 · “significant portion” of its revenue will come from a “limited number of customers for the foreseeable future”
모델 훈련과 추론에 필요한 칩·데이터센터 비용이 손익의 무게를 옮기고 있다. 매출이 약 15배로 늘었는데도 인프라 지출이 같은 방향으로 불어난 구조다.
클라우드 대금, 사용과 무관하게 내야
초안은 향후 컴퓨트 확보에 최대 7500억 달러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 협상 중인 계약도 포함한다.
구글 클라우드에 1110억 달러, 아마존웹서비스(AWS)에 11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에 310억 달러를 잡았고, 세 곳만 합쳐도 2520억 달러다. 실제 사용량과 무관하게 지급하는 조건이다. Nscale와 Lambda에서 엔비디아 칩을 빌리는 계약은 최대 860억 달러로, 각각 2033년과 2034년까지로 적혀 있다. 세 곳 클라우드와 칩 임대만 합쳐도 3380억 달러를 넘는다. 협상 중인 추가 계약까지 더하면 총액이 7500억 달러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것이 초안의 표현이다.
실제 지출이 미달하면 그 차액을 구글에 내야 한다.
— 앤트로픽 증권신고서, 로이터 9월 29일 · “If our actual spend falls short, we must pay Google the difference”
아마존 약정에도 비슷한 부족분 정산 조항이 붙는다. 구글 지급 구간은 2026년 4월부터 2033년 7월, 아마존은 2026년 5월부터 2036년 4월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약정은 중대한 계약 위반이 치유되지 않는 경우가 아니면 취소할 수 없고, 브로드컴 관련 장비 리스는 약 1610억 달러로 대부분 취소가 어렵다.
클라우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초안은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필요한 용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적었다. 세 곳이 클로드 개발사를 고객보다 경쟁자로 보기 시작했다는 취지다. 초안은 하이퍼스케일러가 내주려는 물량보다 더 많은 용량을 찾았다고도 밝혔다.
회사는 자체 데이터센터 임대와 제3자 운영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초안은 이들 운영사의 영업 이력이 짧아 하이퍼스케일러보다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적었다.
초안은 아직 확정본이 아니며 숫자와 문구가 바뀔 수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된 정식 S-1도 나오지 않았다. 확정 제출본에 실릴 손익·약정 숫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로이터와 테크크런치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