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짜리 GPU와 20년 계약
2026년 8월 Morgan Stanley 집계에 따르면, 주요 AI 기업의 장부 밖 약정은 3조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집계 대상은 Alphabet, Amazon, Meta, Microsoft, Oracle과 Nvidia, Broadcom이다. 미공개 데이터센터 임대 약정이 약 1조1000억달러, 칩,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 구매 약정이 약 1조700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재무상태표에 반영된 부채와 리스 7700억달러의 네 배가 넘는 규모다. 특수목적법인(SPV, 특정 사업만을 위해 세우는 별도 법인)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한 뒤 기술기업에 장기 임대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자금 부담이 장부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자산과 계약의 수명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데이터센터 건물과 전력 계약은 15~20년간 유지되지만, GPU와 서버는 보통 5~6년에 걸쳐 감가상각되며 몇 세대만 지나도 경쟁력을 잃는다. Amazon은 AI 장비의 교체 주기가 빨라졌다는 이유로 2025년부터 일부 장비의 내용연수를 6년에서 5년으로 단축했다. 신흥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파산격리 SPV에 GPU를 보유하게 한 뒤, 장비와 의무사용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 결국 AI 서비스가 충분한 수익을 내기 전부터 대출 상환과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2027년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사업자)의 설비투자는 1조20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지만, 이들의 영업현금흐름은 약 1조달러에 그친다. Alphabet과 Amazon의 잉여현금흐름은 2026년 2분기에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Meta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Nvidia 역시 OpenAI가 임차할 오하이오 4.25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캠퍼스에 최대 1050억달러의 잔존가치를 보증했다. 이제 AI 인프라 확장의 속도를 좌우하는 것은 기술 수요만이 아니다. 막대한 감가상각과 장기 보증을 감당할 수 있는 신용과 현금흐름이 핵심 제약으로 떠오르고 있다.
프론티어랩은 고객, 인프라는 가격결정자
공급이 부족할 때 초과이익은 API를 판매하는 AI 연구소보다 컴퓨팅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에 먼저 돌아간다.
Google은 2026년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SpaceX가 보유한 Nvidia GPU 약 11만 개를 사용하는 대가로 월 9억 2,000만 달러, 총 약 300억 달러를 지급한다. 계약 가격은 당시 현물 시장의 시간당 가격보다 약 두 배 높았다. 현물 가격 자체도 2026년 2월 저점에서 40% 넘게 오른 상태였다. Anthropic 역시 xAI의 데이터센터 Colossus의 컴퓨팅 용량을 빌리는 데 월 12억 5,000만 달러를 지불했다.
통상적인 임대료는 메가와트당 연간 1,000만~1,500만 달러다. 그러나 SpaceX와 Meta는 연간 2,500만~4,000만 달러 이상을 받을 수 있는 가격대에 진입했다. 설비투자비를 1년 안에 회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Anthropic이 메가와트당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더라도, 상당수 컴퓨팅 용량의 조달 비용은 약 1,300만 달러에 그친다. 그 차액의 상당 부분은 칩과 전력,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보유한 기업에 돌아간다. 결국 자체 인프라를 건설할 수 있는 기업은 상황에 따라 직접 사용하거나 외부에 임대할 수 있다. 반면 AI 연구소는 부족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고객이 된다.
수요는 열 배, 컴퓨팅은 세 배
전 세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약 3,000만 명이다. 이들이 Meta처럼 직원 1인당 하루 100만 개의 출력 토큰을 사용하거나, Apple 일부 팀처럼 하루 300달러 한도로 AI를 쓴다고 가정해 보자. 필요한 처리량은 초당 2억~40억 개의 출력 토큰에 달한다. 긴 문맥을 처리하는 작업까지 고려하면 당시의 Blackwell 공급량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코로나19 시기에 원격 업무가 비원격 업무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 자료 역시, AI 자동화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 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을 늘리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AI 연구소의 매출이 매년 10배로 늘어나는 동안 컴퓨팅 자원이 3배만 증가한다면, 그 격차는 연구소의 마진 확대와 컴퓨팅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 수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역할을 수행하는 AI가 H100급 GPU 한 대에서 작동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25만 달러가 넘는 GPU 임대료도 인건비 절감 효과로 정당화될 수 있다. 이는 당시 현물가격의 약 15배다. 앞서 체결된 대형 계약들에서도 이러한 가격 상승의 조짐은 이미 나타났다.
따라서 재귀적 자기개선이나 모델 증류(큰 모델의 능력을 작은 모델로 옮기는 학습법)가 얼마나 강력한 진입장벽을 만드는지 논하기 전부터, 컴퓨팅 설비의 증설 속도와 수익 배분 구조는 상당 부분 결정된다. 칩을 소유하고, 장기 전력계약을 체결하며, 특수목적법인(SPV)의 부채와 잔존가치를 보증하는 주체가 가장 먼저 임대료를 받는다. AI 연구소가 높은 마진을 유지하려면, 희소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이러한 비용을 웃도는 매출을 창출해야 한다.
출처
- Why compute might get 10x more expensive in coming years — Dwarkesh Patel
- Dwarkesh Patel reply to Philippe Lemoine — X
- Philippe Lemoine critique — X
- Dylan Patel – Anthropic & OpenAI will have most of the world’s compute by 2028 — Dwarkesh Podcast
- Is a compute crunch coming? — Epoch AI
- The economic consequences of automating remote work — Epoch AI
- AI-Related Off-Balance-Sheet Commitments Top $3 Trillion: MS — Bloomberg Tax
- Google will pay SpaceX $920M per month for compute — TechCrunch
- What Is GPU-Collateralized Debt? — Stanford Tech Review
- NVIDIA Did Not Guarantee The Rent. It Guaranteed The Resale. — Global Data Center H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