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경쟁은 기술 기업의 투자 우선순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후 공약은 그대로인데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체계와 평가 기준은 같은 속도로 따라오지 못한다.
2026년 보고서의 배출 증가율
2026년 7월 환경보고서에서 Google의 배출량은 전년보다 18% 늘었고 Microsoft는 25%, Amazon은 16% 늘었다. Meta는 2025년 보고서에 실린 2024년 실적 기준으로 배출량이 64% 늘었다. 네 회사가 동시에 증가세를 보인 것은 AI 데이터센터의 건설과 전력 수요가 탄소 감축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신호다.
| 기업 | 배출량 증가 |
|---|---|
| 18% | |
| Microsoft | 25% |
| Amazon | 16% |
| Meta | 64% |
Google의 운영 배출(Scope 1, 2)은 2% 줄었지만 공급망 배출은 25%, 전력 소비는 37% 늘었다. GPU와 서버, 철강과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의 배출이 커진 탓이다. Google도 AI 인프라 확장이 전력망의 탈탄소화보다 빠르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용 가스발전소 74곳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온실가스 6억6,200만 톤 CO₂e를 내뿜는다. 호주 한 나라와 맞먹는 양이다.
배출 회계의 두 가지 방식
‘위치기반’ 방식은 실제로 연결된 전력망을 기준으로 데이터센터의 배출량을 계산한다. 기업이 주로 내세우는 ‘시장기반’ 방식은 다른 지역에서 산 재생에너지 인증서(발전원과 분리해 거래하는 환경가치 증서)까지 반영한다. 인증서를 사도 실제로 쓰는 전력의 발전원 자체는 바뀌지 않는다. 예컨대 텍사스에서 밤에 가스 전력을 쓰고 오클라호마의 낮 풍력으로 상계할 수 있다. 언제 전기를 썼는지는 연간 장부에 반영되지 않는다.
Google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려고 사용 전력을 시간대별 무탄소 전력과 맞추고 있다. 하지만 2025년 환경보고서에 실린 2024년 기준 실제 매칭률은 세계 평균 66%, 아시아, 태평양 12%에 그쳤다. 한편 Meta는 전체 배출량의 99%가 공급망에서 발생한다. AI 인프라에 필요한 칩과 건설자재의 배출 대부분은 공급망 범위인 Scope 3로 기업의 배출 장부에 포함된다.
지키기 어려운 약속
넷제로는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감축과 제거로 상쇄해 사실상 0으로 만드는 목표다. AI 모델 출시가 늦어지면 매출과 주가, 인재 확보에 곧바로 타격을 입지만 넷제로 목표를 놓쳐도 과징금은 없다. 한 기업이 전력 증설을 늦추면 경쟁사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여서 자율 공약만으로는 단기 선택을 바꾸기 어렵다.
그 선택은 이미 수주 잔고에 드러난다. 발전설비 기업 GE Vernova의 가스터빈 수주 잔고와 슬롯 예약을 합친 물량은 2026년 2분기 116GW에 달했고 회사는 2030년 인도분이 2026년 말까지 대부분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 재생에너지 설비는 계통 연결(발전 설비를 송전망에 접속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하는 절차) 심사에 걸리는 시간이 길지만 AI 개발 일정은 분기 단위로 정해진다.
기업이 고르는 것은 더 깨끗한 전력이 아니라, 제때 쓸 수 있는 전력이다.
효율이 총량을 이기지 못했다
Google에 따르면 Gemini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의 전력 소비 중앙값은 0.24Wh다. TV를 약 9초 켜는 수준이다. 하지만 모델 학습과 긴 문서 분석, 이미지, 영상 생성은 뺀 수치다. 프롬프트 하나의 효율만으로 전력망 전체의 부담을 설명할 수 있을까.
새벽에 가스발전이 출력을 높였다면 그 순간의 실제 추가 배출량은 가스발전을 기준으로 봐야 하는데 낮 시간 태양광까지 섞은 연평균 수치는 이 차이를 가린다. 프롬프트당 효율이 1년 만에 33배 좋아졌는데도 Google의 전체 배출량은 18% 늘었다.
늘어난 전력망 부담은 가정도 나눠 진다. 미국 PJM(미국 중동부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기관)은 발전소가 미래 최대수요에 대비해 공급 가능한 용량을 미리 거래하는 용량시장을 운영한다. 이 시장의 가격은 MW-day(발전용량 1MW를 하루 확보하는 데 지급하는 가격 단위)당 28.92달러에서 329.17달러로 뛰었다. 이 가운데 28.92달러에서 269.92달러로 오른 2025/2026 인도연도 경매 상승분의 63%는 데이터센터 수요에서 비롯됐다. 그렇다고 발전소만 더 지을 필요는 없다. 듀크대 연구진은 22개 전력계통에서 데이터센터가 연간 최대 소비량의 0.5%만 부하 조절(전력망이 혼잡한 시간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을 줄이거나 다른 시간대로 옮기는 것)을 해도 새 발전소 없이 98GW의 신규 부하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모형에서는 평균 177시간 동안 부분적인 조절이 일어났으며 전면 가동 중단과는 다르다.
결국 연간 재생에너지 구매량을 맞추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전기를 쓴 시간과 장소를 따져 배출량을 계산하고 수요가 몰릴 때 데이터센터가 부하를 줄이게 해야 한다. 넷제로 공약의 실제 빈틈은 시간과 장소를 반영하지 못하는 회계 방식에서 나온다.
AI의 편익은 서비스 단위로 보이지만 그 비용은 전력망과 공급망의 여러 단계에 분산된다. 기업의 기후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정교해질수록 기술의 효율보다 사업 확장의 방식이 더 오래 논쟁에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