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반대 75%, 표심이 뒤집혔다

2026년 8월, 여론조사기관 Embold Research는 등록 유권자 2,045명에게 1년 전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집 근처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데 찬성하는가?” 응답자의 75%가 반대했다. 2025년 8월에는 찬성 43%, 반대 42%로 팽팽했지만, 불과 1년 만에 반대가 33% 늘었다. 반대 강도도 컸다. 60% 이상이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한 반면, ‘강하게 지지한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찬성률에서 반대율을 뺀 순지지율은 공화당 지지층에서 -43%, 무당파에서 -65%, 민주당 지지층에서 -75%였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월리스웰스는 이러한 반대 여론이 “밀물처럼 여전히 커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성인 2,007명에게 개발 사업 10종을 제시했을 때 데이터센터의 순지지율은 -20%로 최하위였다.

개발 사업순지지율
주택+43%
도로+30%
태양광 시설+25%
발전소+2%
데이터센터-20%

빈 땅의 활용 방식을 묻자 49%는 그대로 비워두기를 원했고, 데이터센터를 짓자는 응답은 33%에 머물렀다.

데이터센터의 용도에 따라서도 여론은 달라졌다. 은행이나 동영상 서비스에 쓰이는 시설은 순지지율이 +18%였지만, AI 학습용 시설은 -2%였다. 반감의 대상은 데이터센터라는 건물 자체보다, 그것이 무엇에 쓰이고 누구에게 이익을 주는지에 가까웠다.

이러한 반대 여론은 실제 표로 이어졌다. 미시간주 민주당 상원의원 예비선거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주, 지방정부 차원의 유예를 공약한 압둘 엘사예드가 승리했다.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도 규제를 내세운 후보들이 잇따라 이겼다. 미주리주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승인했던 시의원들이 낙선했다. 캘리포니아, 미시간, 네바다, 위스콘신에서는 2026년에만 최소 다섯 차례의 관련 주민투표가 치러졌다. 급기야 선거를 앞둔 주지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규제를 우회해도 유권자는 남는다

2026년 1분기에만 75개 사업, 약 1,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차단되거나 지연됐다. 이는 2025년 한 해의 규모와 맞먹는다. 반대 단체도 2025년 말 396곳에서 이듬해 3월 833곳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나 49개 주로 확산했다. 14개 주에서는 건설 유예 법안까지 발의됐다. 주민 반대가 실제 사업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사업자와 정부는 인허가 결정권을 지방정부에서 상급 기관으로 옮기고 있다.

  • 펜실베이니아주의 HB502 법안은 대형 에너지 시설의 승인 권한을 지자체가 아닌, 주지사가 임명하는 RESET 위원회에 부여한다.
  • 웨스트버지니아주는 지방정부가 데이터센터와 자체 전력망을 규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 연방정부도 2025년 7월 23일 대형 사업을 ‘국익 사안’으로 지정해 심사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튿날에는 아이다호국립연구소와 오크리지, 퍼두카, 서배너리버 부지를 후보지로 제시했다.

기존 전력망을 거치지 않는 길도 열리고 있다. 2026년 1월 8일 발의된 DATA법은 전력망과 완전히 분리된 사업자를 별도 범주로 분류한다. 이들은 연방전력법과 연방 규제기관의 요금, 신뢰도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전력망 접속 대기열도 거치지 않는다. 지지자들은 이를 통해 사업 기간을 4~6년 단축할 수 있다고 본다. 규제기관 역시 미국 최대 전력도매시장 운영기관 PJM이 발전소에 함께 설치된 대규모 전력 수요 시설에 적용해 온 규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인허가 권한을 상급 기관으로 옮기거나 전력망 밖에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모든 장벽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법과 지역 용도 규제는 여전히 적용된다. 무엇보다 지역 유권자의 반대는 끝까지 넘어야 할 관문으로 남는다.


거부를 동의로 바꾼 계약

조건을 계약에 명시하자 건설은 승인됐다. 랭커스터 시의회는 대기질과 물 사용, 재생에너지에 관한 의무를 담은 지역이익협정(개발 사업자가 지역사회에 제공할 혜택을 명문화한 계약)을 전제로 두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6대 1로 승인했다.

전력 비용을 데이터센터에 직접 부담시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오리건주는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를 만들었고, 버지니아주의 SB253은 배전망과 전력 용량 확충 비용을 데이터센터가 내도록 했다. PJM의 용량가격이 MW-일당 28.92달러에서 329.17달러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2025, 2026년 경매에서 발생한 인상분 가운데 63%인 93억 달러가 데이터센터 수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런 계약은 공개돼야 한다. 상당수 협정에는 비밀유지 조항이 붙어 있었다. 2026년 여름에는 랭커스터 사례 외에도 일곱 건의 협정이 뒤늦게 알려졌다.

주민이 무엇을 부담하고 무엇을 받는지 알 수 없다면, 승인은 동의가 아니라 통보에 불과하다.

국경을 넘는 거래에서도 원리는 같다. 아랍에미리트는 보안과 보고 요건을 수용하는 대신, Google, Meta, Microsoft, OpenAI, Oracle이 별도의 허가 없이 첨단 칩을 반입할 수 있는 길을 확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AI 기업 HUMAIN과 아랍에미리트의 AI 기업 G42에도 감시와 규정 준수를 조건으로 최대 7만 개의 칩 판매가 승인됐다.

아일랜드는 접속 허가를 통제 수단으로 활용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비중이 2015년 5%에서 2025년 23%로 치솟아 도시 가구 전체의 소비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방정부의 토지이용 승인과 국가의 전력, 수출 허가는 규모만 다를 뿐 본질은 같다. 컴퓨트 패권(연산 자원을 둘러싼 주도권)은 주민의 거부권을 없앤 곳이 아니라, 비용과 보상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동의를 얻은 곳으로 이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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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정책#컴퓨트·데이터센터#불평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