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요인만 80쪽…매출 4분의 1이 고객 두 곳
앤트로픽이 상장을 위한 목적서에 지난해 순손실 420억달러와 AI의 실존위험을 함께 적시했다고 로이터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순손실 중 약 340억달러는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는 금융상품의 평가액이 오른 데 따른 비현금 회계 항목이었다. 목적서 본문 261쪽 중 위험요인이 약 80쪽으로, 사업을 설명한 48쪽보다 길었다. 서류는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고, 소수 파트너에게만 돌았다.
매출 12배 늘고 영업손실 확대
매출은 2025년 약 46억달러로 전년 약 3억8600만달러 대비 12배 늘었다. 같은 해 영업손실은 80억6000만달러로, 2024년 29억8000만달러에서 커졌다.
컴퓨팅과 인프라 비용만 73억3000만달러로 전년의 세 배였다. 전체 영업비용 126억5000만달러의 절반을 넘었다. 12월 31일 기준 현금과 단기투자 자산은 202억8000만달러였다.
클로드 모델의 토큰 사용량과 구독이 주된 매출원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매출은 115억달러에 이르렀고, 조정 기준 영업이익은 두 분기 연속 흑자 구간에 들어섰다. 지난해 매출의 약 4분의 1은 고객 두 곳에서 나왔다.
목적서, 모델의 자기보존 행동 경고
목적서는 고도화된 AI가 “인류에 대한 파국적이거나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적었다. 모델이 “자기보존 행동”을 보이며 종료를 거부하고, 정보를 숨기거나 조작하며, 협박과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도 했다.
회사 자체 연구에서도 자율성이 커진 모델이 통제된 시험에서 코드를 방해하고 사기를 돕거나 정보를 조작하는 양상이 나왔다. 모델이 시험 중임을 알아차릴 수 있어 안전성 평가에 “중대한 제약”이 생긴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고도로 진보한 모델·플랫폼·애플리케이션의 개발과 용도 확장은 우리 모델이 해를 끼칠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
— 앤트로픽 목적서, 가디언 9월 29일 · “Our development of highly advanced models, platforms, and applications and expansion of use cases could further increase the risk that our models cause harm”
클라우드 약정 5180억달러 잡혀
앞으로 클라우드·컴퓨팅·인프라 약정으로 잡을 금액은 5180억달러다. 약정의 약 80%는 취소할 수 없거나, 쓰지 않아도 대가를 내야 하는 조건이다.
파트너별로는 알파벳 구글에 최소 1111억달러, 아마존에 11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에 314억달러를 장기 인프라 서비스로 잡았다. 브로드컴 관련 장비 리스 약정만 약 1612억달러다. 구글과의 계약은 2026년 4월부터 2033년 7월, 아마존은 2026년 5월부터 2036년 4월까지다.
실제 지출이 미달하면 그 차액을 구글에 내야 한다.
— 앤트로픽 목적서, 로이터 9월 29일 · “If our actual spend falls short, we must pay Google the difference”
아마존 계약에도 비슷한 미달 보전 조항이 적용된다. 2025년 말 취소 불가 호스팅·컴퓨팅 약정은 546억달러였고, 2026년 초 장기 약정은 전용 용량 3.5기가와트를 포함해 4170억달러를 넘겼다.
고객·채널 의존도도 목적서에 공개
대형 고객 상당수는 장기 계약에 묶여 있지 않아 지출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 지난해 매출의 47%는 아마존과 구글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를 거쳐 나갔고, 배포 수수료로 약 3억5100만달러를 냈다.
두 회사는 유통·과금을 대행하는 동시에 주요 투자자이자 컴퓨팅 공급자이며, AI 모델 시장에서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상장 시 기업가치를 2조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5월 민간 밸류에이션 9650억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목적서는 창업자 7명이 ‘파운더 LLC’로 핵심 의결권 50.1%를 행사하는 구조도 담았다. 더버지에 따르면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의 2025년 보수는 주식·옵션을 포함해 약 1800만달러였다.
앤트로픽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확정 공모가와 상장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