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y 시스템이 Hoffman-Singleton 그래프를 카운터예시로 활용해 Graffiti Conjecture 284를 8분 만에 반박

사건 개요

2026년 7월 23일, Grok 4.5를 기반으로 한 Capy 시스템이 Slack 환경에서 Graffiti Conjecture 284에 대한 카운터예시를 발견했다. 이 추측은 약 30년간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었다. 카운터예시로 사용된 것은 잘 알려진 Hoffman-Singleton 그래프다. 이 그래프는 50개 정점, 175개 간선을 가진 7-정규 그래프로, 강한 정규 그래프 중에서도 특별한 성질을 가진다.

보고에 따르면 Capy는 별도의 장시간 탐색 없이 비교적 짧은 시간(약 8분) 안에 반박 결과를 내놓았다. 동시에 같은 시기에 GPT-5.6 계열 모델이 1999년의 Dinitz–Garg–Goemans 추측을 반박한 사례가 함께 언급되면서, AI가 그래프 이론의 열린 문제들에 실질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Graffiti 프로그램과 열린 추측의 성격

Graffiti는 1980년대 중반 Siemion Fajtlowicz가 개발한 자동 추측 생성 프로그램이다. 그래프의 다양한 불변량(invariants) 사이의 관계를 데이터 기반으로 탐색해 수백 개의 추측을 만들어냈다. 이 프로그램이 제안한 추측들은 “Written on the Wall”이라는 목록으로 정리되어 수학자들에게 공개되었고, 일부는 증명되거나 반박되면서 그래프 이론 연구에 자극을 주었다.

Graffiti 추측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대부분 특정 그래프 클래스에서 두 불변량 사이의 부등식 형태로 제시된다.
  • 컴퓨터가 생성한 만큼, 작은 규모의 그래프에서 쉽게 검증되거나 반박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인간 수학자가 직접 생각해내기 어려운 조합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비교적 단순한 반례가 존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Hoffman-Singleton 그래프는 이미 1960년대에 발견되어 잘 연구된 대상이다. 이 그래프가 특정 불변량 관계에서 예외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추측이 일반적인 그래프에 대해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반례 형태다.


AI가 발견한 카운터예시의 기술적 의미

이번 반박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AI가 문제를 풀었다”는 수준을 넘어선다.

  • 검증 가능성: 카운터예시가 작은 유한 그래프로 제시되었기 때문에, 인간 연구자가 비교적 빠르게 컴퓨터나 수동 계산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무한 구조나 복잡한 존재 증명과는 성격이 다르다.
  • 탐색 방식: Capy는 프롬프트와 루프 구조 안에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 자율적인 장기 연구 과정이라기보다는, 인간이 설정한 환경 안에서 효율적으로 후보를 생성·검증하는 형태에 가깝다.
  • 속도와 스케일: 8분이라는 시간은 인간 연구자가 동일한 추측을 검토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교하면 극적으로 짧다. 이는 AI가 “후보 생성기”로서의 역할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사한 사례로는 2026년 7월 초 Grok 4.5가 4차원 구면에서의 하이퍼컨트랙티비티 실패를 보여주는 카운터예시를 구성한 바 있다. 또한 OpenAI 모델이 이산 기하학의 단위거리 추측을 반박한 사례, GPT 계열 모델이 다양한 그래프 이론 추측을 반박한 사례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심층 분석

수학 연구 프로세스의 변화

AI는 현재 “정리 증명자”보다는 “반례 생성기”와 “후보 제안자” 역할에 강점을 보인다. 특히 Graffiti처럼 컴퓨터가 원래 생성한 추측들은, 컴퓨터가 다시 반박하기에 구조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는 수학의 일부 영역에서 “인간-AI 협업 루프”가 이미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델 성능과 영역 특수성

프론티어 모델들이 그래프 이론의 작은 규모의 조합 문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이 영역이 이산적이고 검증 가능한 구조를 가지기 때문이다. 연속적 해석학이나 고차원 기하학의 깊은 존재 정리와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AI가 수학을 정복한다”는 일반화보다는, “검증 가능한 조합 문제에서 가속이 일어난다”는 해석이 더 정확하다.

인간 검증의 지속적 중요성

카운터예시가 제시되었다고 해서 즉시 “해결”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프가 실제로 추측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지, 추측의 정확한 진술이 무엇인지, 반례가 일반적인 구조를 시사하는지 등을 인간 전문가가 확인해야 한다. 역사적으로도 Graffiti 추측들은 컴퓨터 검색으로 반박된 사례가 많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구조적 이해가 생겨나기도 했다.

연구 도구로서의 위상 변화

이전에는 AI가 주로 알려진 정리의 재증명이나 간단한 계산에 활용되었다. 이제는 열린 추측에 대한 실질적 기여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수학 연구 워크플로우에서 AI를 “보조 도구”에서 “탐색 파트너”로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의 성공 사례는 대부분 “반박”에 집중되어 있으며, 새로운 정리의 창조적 증명이나 깊은 구조 발견에서는 아직 제한적이다.


남은 과제와 전망

이번 사례가 본격적인 학술적 성과로 자리 잡으려면 다음 단계가 필요하다.

  • 카운터예시의 정확한 기술과 독립적 검증
  • 추측의 원래 진술과 반례가 적용되는 범위의 명확화
  • 유사한 추측들에 대한 체계적 재검토 가능성 탐색

그래프 이론은 AI가 비교적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개월 동안 더 많은 열린 추측들이 AI에 의해 정리되거나 반박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AI가 낸 결과를 “최종 답”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인간 연구자가 그 결과를 출발점으로 삼아 더 깊은 구조적 이해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사건은 AI가 수학 연구의 속도를 높이는 도구로 자리 잡는 과정의 한 장면이다. 동시에, 검증 가능성과 인간 전문가의 판단이 여전히 핵심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